대한민국의 명품을 다시 생각하다

인하우스 명품 가방 브랜드 아임봄(I′M VOM) 부띠끄 임봄 대표 한익희 기자l승인2016.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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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공방에서 다품종 소량으로 직접 제작되는 인하우스시스템의 명품 가방 매장은 현재 국내에 아임봄 정도 규모로는 없을 것이다. 소규모 공방들을 찾아볼 순 있어도 이처럼 규모 있는 부띠끄로서, 더욱이 자체 브랜드라면 말이 달라진다.

“진정한 다품종 소량 인하우스시스템”
 사실 프랑스나 이탈리아의 경우 진작부터 인하우스시스템이 발달돼 있었다. 지금처럼 전 세계 공장에서 다량 생산되는 오늘날의 세계적인 명품들이 처음에는 모두 개인 부띠끄에서 소량으로 제작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바로 아임봄 임봄 대표가 현재 우리나라에 도입하고 있는 자체 국내 브랜드 시스템이다.
 “한창 명품에 관심 있을 때를 지나오신 분들은 다시 새로운 것에 눈을 돌리기 시작해요. 저마다 명품이라고 들고 다니는 가방에도 이제 색다른 매력을 찾기가 어려운 거죠. 물론 명품에 전혀 관심이 없던 분들도 실리적인 것을 선택해서 저희 브랜드를 찾으세요. 주 구매 대상이 오피니언 리더나 사회 지도자 층, 전문직 여성들이죠. 한 마디로 자기 색이 강하신 분들께서 저희의 주된 고객이라고 할 수 있죠.”
 처음엔 단 한 가지 디자인으로 시작했다. 그러니까 임봄 대표가 일명 ‘가방사업’을 시작한 것은 하청이나 도매가 아닌 처음부터 자체 브랜드였다. 어찌 보면 사업이 아닌 시작부터 자신만의 꿈을 펼치려 한 것이었다. 그렇게 주변 지인들에게부터 알리기 시작한 것이 2년여가 지난 지금은 어느새 50여 가지의 디자인으로, 부띠끄로서의 구색이 다 갖추어지게 되었다. 진정한 다품종 소량 인하우스시스템으로 확고히 자리를 잡은 것이다.

“명품의 진정한 가치에 의문을 품다”
 “그러니깐 이제 아임봄의 가방 하나 하나가 다 한정판인 셈이에요. 다량으로 찍어내는 일반 명품백에 비해, 여기서는 시스템 상 소량으로 찍어낼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 전에는 저 뿐만이 아니라 너도 나도 해외 명품을 비싸게 구매하기만 했었잖아요. 이제는 반대로 우리가 그들에게 되팔 때도 되니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저 또한 그 시절 핫한 명품 소비자였어요. 제가 사서 매고 다니면서도 왜 이렇게 비쌀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드는 거예요. 막상 그들 나라에서는 그렇게까지 비싸지 않은데, 대륙을 건너오면서부터 거품이 많이 생기는 거죠. 그런데 말예요,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생각하는 진정한 거품이란 백화점 명품관에서 진열돼 있는 비싼 가격이 아니라 내가 사용하다가 내 자식, 그 자식의 자식에게 물려줘서 더 빛을 말하는 그 세월의 무언가 묵직함이란 생각이 드는 거예요. 왜 옛날 우리 할아버지께서 쓰시던 중절모나, 파이프, 주머니시계 같은 것 말예요. 한 마디로 비싸게 주고 사서가 아니라 오랫동안 사랑을 받고 그 의미가 전달되어지는 그것이 바로 진짜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최고의 독일제 보강제, 10년이 지나도 변함없는 외형”
 아임봄의 제품들은 소위 말하는 잇백(It Bag)이 아닌 디자인적으로 싫증이 나지 않으면서 유행도 타지 않고, 세월이 지나도 원래의 모습이 무너지지 않는 내구성으로도 뛰어난 가방이다. 이태리에서도 가장 좋은 실을 쓸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제일 좋은 독일제 보강제를 사용한다. 사실 이 보강제가 숨은 공신이다. 임봄 대표는 가방의 형태를 건물의 뼈대로 비유했다. 겉으로 다 똑같은 벽돌과 대리석으로 보여도 그 속에 어떤 첨가제가 들어있느냐에 따라 돌의 강도가 결정이 된다는 것. 임봄 대표의 표현대로라면 거리에 사람들이 매고 다니는 가방들을 보면 오래된 제품들은 거의 다가 지치고 피곤해 보인다는 것이다. 실제로 임봄 대표는 3년째 같은 가방을 들고 다니는데 그 외형이 전혀 눌려있지 않았다. 오래 되어 모서리 부분 등이 마모될 수는 있어도 아임봄의 가방은 10년 20년이 지나도 그대로라고 자부할 수 있다는 것이 임봄 대표의 지금 자신감이다. 바로 그렇게 변함없이 자신 있게 물려줄 수 있는 것이 명품의 진실한 의미다.
 실은 뭐니뭐니해도 명품이란 말 그대로 최상급이라는 것이다. 아임봄의 가방이 어려 모로 남다른 차별성과 장점을 지니고 있다고 해도, 그 재질이 좋지 않다면 이 모든 가방의 특색들은 다 빛이 바랠 것이다. 임봄 대표는 항상 최고의 재료만을 쓴다. 이유는 단순하다. 정말 좋은 제품을 만들고 싶어서이다. 그러다보니 아임봄의 가방은 원가 자체가 많이 들어가는 것이 사실이다. 조금 못한 재료로 원가를 낮추는 대신에 협찬비용을 지불해 홍보효과를 높일 수도 있겠지만, 임봄 대표는 확고하다. 그러다보니 직접적인 광고비를 지출하기가 어렵고, 고객들의 알음알이가 사실 아임봄의 마케팅의 전부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아임봄만의 특별한 가방을 좋아하는 고객들 중에는 남들 몰래 자신만 알고 싶어 하는 이들도 있다. 너무 특별한 탓이기도 한 걸까. 물론 아직 브랜드파워가 만들어지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말이다.

“우리 선조들의 뛰어난 기술과 노력”
 임봄 대표의 전공은 비즈니스다. 그녀는 패션전문학도가 아닌 콜렉터였다. 어쩌면 지금 그녀의 디자인에 대한 감성은 이처럼 고객의 입장에서 가장 정확하게 길러졌는지도 모른다.
 “남들보다 유난히 가방에 관심이 많았어요. 정말로 하고 싶었던 탓일까요. 마치 운명처럼 그렇게 물 흘러가듯 모든 게 짜 맞추어졌어요. 일반 아카데미에 문의해도 결과물이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달라, 그때부터 장인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한 거예요.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자꾸 자꾸 상황이 벌어졌어요. 그렇게 계속 인연의 인연이 된 거죠. 장인 선생님들을 만나고 얘기를 들어보니 이분들의 뛰어난 실력에 비해 우리나라에서의 대우는 안타까운 실정이더라고요. 글쎄 이렇게 훌륭하신 분들이 베트남, 중국에서 공장장을 하고 계시는 거예요. 당장 일본만 해도 장인들의 대우가 대단하잖아요. 두부, 덴뿌라 장인까지 있으니 말예요. 이탈리아 보테가 가방의 경우 수준 높은 장인이 가죽끈 하나 하나를 손으로 엮어 만들잖아요. 보테가는 타 명품과 달리 브랜드를 상징하는 로고도 없고, 대신 간결한 서체로 브랜드명만 표현할 뿐이죠. 그냥 자신들의 제품 자체가 로고이고 브랜드인 거예요. 우리 선조들은 그보다 훨씬 옛날부터 뛰어난 기술과 노력으로 밤새 짚을 꼬아 신을 만들었잖아요. 그런데도 대한민국의 장인들은 실력이 좋아도 일본에 비해 인건비가 훨씬 싸요. 그런 아까운 우리나라 장인분들이 일본에서 일본 브랜드의 가방을 만들어요.”

“아임봄의 지하 공방, 우리나라 장인들 작업의 산실”
 적어도 가방에 있어서 메이드 인 코리아 임봄 대표의 가치관은 확고했다. 이제는 우리도 디자인 독립국이 되자는 것이다. 초등학교를 제외한 중고등 대학교 과정을 다 외국에서 마친 그녀의 해외 현지 경험은 이랬다. 밖에 나가보니 우리나라가 얼마나 뛰어난 민족인지 알겠더란다. 그런데 오히려 한국에서 한국인을 몰라주고 있더라는 것이다. 그러한 사실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도 지금 임봄 대표는 도전을 즐기고 있다. 한 번 서로 간에 라벨을 떼고 디자인으로만 승부를 보고 싶기도 하다. 임봄 대표 자신이 아니라 우리의 것, 우리의 장인으로 절대로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인터뷰를 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아임봄의 지하 공방에는 우리나라 장인들의 작업이 한창이다. 이제 얼굴 한 번 못 본 다른 나라 장인들의 작품을 비싸게 살 것이 아니라, 우리의 것을 먼저 귀하게 여겨야 할 때다. 아임봄 브랜드는 해외에서도 반응이 좋지만, 메이드 인 코리아 브랜드이기에 무엇보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먼저 호평을 받고 싶다는 임봄 대표의 생각이다. 또 일본을 비유하자면 일본인들은 해외 명품도 좋아하지만 자국의 브랜드 또한 사랑한다. 정부 차원의 지원도 활발하다. 우리도 이제 머지 않았다고 임봄 대표는 믿고 있다.

“한 분 한 분 고객에게 보은하는 마음으로”
 임봄 대표의 열정과 정성에 주위에서 많은 분들의 조언이 있었다. 게 중에는 우스갯소리로 지금 이태리에 놀고 있는 공방이 많으니 자기 디자인을 보내면 훨씬 싸게 가방을 제작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게다가 메이드 인 이태리가 찍히니 저렴하게 만들어서 높은 가격에 팔 수 있다는 것이다. 임봄 대표는 두 번도 생각하지 않고 ‘NO’를 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바빠지는 시즌이라 피곤함을 무릅쓰고 인터뷰에 청해 준 임 대표에게 살짝 꿈을 물어 봤다. 길거리에서 자기 가방을 많이 보는 것이란다. 얼마 전에는 해외 전시와 관련해 좋은 제의가 들어왔는데 시간이 맞지 않아 참여를 못 했다. 외국도 물론 좋지만 지금 임봄 대표는 자신의 부띠끄를 찾아주신 고객 한 분 한 분이 가장 소중하다. 아임봄에서는 모객이 아닌 이미 구매를 한 고객에게 보은의 차원에서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구매한 지 1년이 되신 분들을 하나 하나 직접 찾아 클러치 제품을 보내드리는 것이다. 그것도 현재 판매 중인 최신 제품이다. 내년에는 또 새로운 아이템으로 금년 고객분들에게 보은할 것이다. 그녀에게서 이런 저런 아름다운 말만을 듣는 내내,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 아니 세계적인 명품 가방 디자이너로 거듭날 그녀의 앞날을 간절히 응원하고 싶어졌다.


한익희 기자  inside@epeople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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