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손끝으로부터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다

시대를 이끄는 디자이너 윤드레스 대표 최민정

  • 입력 2016.03.02 15:30
  • 수정 2016.03.02 15:31
  • 기자명 부산지사 취재2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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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피플투데이]=영화제의 레드카펫 위를 우아하게 지나가는 여배우를 보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리곤 배우의 매력을 돋보이게 해주는 화려한 드레스가 대중의 시선을 이끈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오로지 배우를 위한 무대를 만들어주는 드레스를 만드는 장인을 피플투데이에서 만났다.

부산광역시 광안리에 위치한 윤드레스샵. 매장을 방문했을 당시 추운겨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드레스를 찾는 고객들이 많았다. 고객의 취향에 맞게 꼼꼼하게 체크하던 최민정 대표가 취재진을 반갑게 맞이했다. 최민정 대표가 어떻게 의상 디자이너가 되었는지 더욱 궁금해졌다.
오랜 시간 교육계에서  몸담고 계시던 어머니께서는 당신의 뒤를 이어 교사가 되길 원하셨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혼자 앉아 그림 그리는 시간을 많이 보낼 정도로 예술에 대한 애정은 있었지만, 부모님의 바라는 착한 큰 딸로서의 최민정이 되기 위해 일반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진로를 결정하던 시기에 가지고 있는 미적 감각을 키우고 싶어 교사의 대신 디자이너의 길을 선택한다. 옷을 직접 맞춤 제작하는 업체에서 발에 땀이 나도록 뛰어다니며 하나부터 열까지 부딪히며 성장하였다. 배움이 고되었지만, 더 단단해질 자신을 생각하며 다짐했다. 의상에 대한 애정이 자신의 재능으로서 발휘되는 것이 최민정 대표의 디자이너로서의 자질을 증명했다. 7년의 시간동안 실력을 갈고 닦은 뒤 커튼이나 쿠션과 같은 실내 인테리어 디자인의 영역까지 분야를 넓혔다. 공간의 분위기를 인테리어 소품으로 바꾸는 것도 흥미 있었지만, 먼 미래에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하던 최 대표는 의상디자인에 집중하기로 결심한다.
다시 드레스 디자이너로서의 삶을 선택한 최민정 대표는 자신의 예명인 ‘윤형’을 의미하는 윤드레스샵을 오픈했다. 처음 매장을 경영했을 당시, 드레스 디자인에 몰두해 하루에 2시간만 자고 지냈을 정도라고 전했다. 예술 창작의 한 분야인 의상을 디자인 하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최 대표의 드레스에 대한 애정은 식지 않았다.
“9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샵에 나왔습니다. 샵에 있으면 마음이 안정 되어요. 그래서  작품을 만들다가 스트레스가 쌓이면 매장으로 나와서 더 연구합니다. 드레스를 디자인하고 원단을 정리하고 재단하죠. 한참하다 보면 결과물이 쌓이는 게 눈에 보여서 보람되고 기분이 좋죠.” 말했다.

고객 나처럼 생각하자
윤드레스샵을 음악 전공자이거나 외국계 회사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혹은 방송인들이 주로 찾는다. 홍보를 따로 하지 않지만, 이미 명품 드레스로 명성이 자자하다. 최민정 대표는 고객의 개성을 살린 드레스를 제작하기 위해 노력한다. 드레스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최소 2주에서 한 달까지 걸리는데 드레스를 매입 하지 않고 직접 원단을 공수해서 재단을 한다. 손수 제작하기 때문에 고객에게 어울리는 드레스를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고객의 분위기와 취향을 고려해 드레스를 권유한다.
“오랜 시간 동안 디자인을 연구하다보니, 이제 문을 열고 매장에 방문해주실 때 고객의 이미지를 고려해 추천해드릴 드레스를 생각합니다. 이후 고객의 취향과 체형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눕니다. 작은 부분이라도 불편한 점이 있다면 놓치지 않고 만족하실 때 까지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고객님과 소통을 해서 만든 맞춤 드레스이기 때문에 더욱더 가치 있습니다.”
최민정 대표는 뷰티 연구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윤드레스샵을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머리부터 발끝까지 컨설팅해주기 위해서 드레스 착용이후 헤어와 메이크업을 시연한다. 배려심 까지 돋보이는 서비스로 고객들은 항상 좋은 평가를 남긴다.
“샵을 방문해주시는 고객들은 너무 소중하신 분들입니다. 그 중에 한 분이 기억에 남습니다. 드레스는 일상복과 달리 몸에 딱 붙게 제작된 옷입니다. 누군가 도와주지 않는다면 입기 불편합니다. 경기도에서 공연을 하시는 분이셨기에 미리 입는 방법을 설명해드렸지만, 혼자 입기엔 역부족이셨던 것 같습니다. 저에게 전화가 와서 당황하시기에 고민할 거 없이 부산에서 한 달음에 갔습니다. 고객님께서는 안심하고 미안해하셨지만, 저는 그 때 딱 한 생각 밖에 안 들었죠. 고객은 곧 나 자신이다. 제가 그 상황이었다면 나의 무대를 위한 간절했을 겁니다. 그래서 달려 갈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를 필요로 해주신 그 분께 감사했습니다.”
최민정 대표는 드레스가 고객인생의 아름다운 한 순간을 위해 빛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결심했다. 최고의 순간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상대에게 하나라도 더 챙겨주자는 마음가짐으로 경영철학을 삼은 것이다. 미국의 유명여배우 마릴린먼로가 남긴  ‘우리 모두 스타입니다. 우리 모두 스스로 빛날 자격이 있습니다.’ 명언은 최대표가 고객을 생각하는 마음 같았다.

부산을 대표하는 드레스 디자이너
최민정 대표의 작업실에는 특이한 원단으로 가득 차 있다. 특이한 원단이 있으면 하나 둘 수집해 온 최 대표는 좋은 원단이 곧 드레스를 결정한다고 전했다. 부산 국제영화와 같은 영화제나 부산시 주최행사에 최대표의 드레스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이 들었다. 아나운서나 리포터, 영화감독의 턱시도까지 행사 곳곳을 드레스가 빛내주고 있었다.
“부산광역시에서 주최하는 실버 패션쇼가 있는데 어르신들 사이에서 반응이 좋습니다. 드레스를 입는 기회가 흔하진 안잖아요. 평상시에 잊고 살았던 자신의 아름다움을 발견하시곤 너무 행복해하시죠. 그럴 때 드레스 디자이너가 되길 잘했다하고 느끼죠.”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뉴아시아오페라단의 의상 감독을 올해부터 맡게 최민정 대표. 진중함과 우아한 철학이 스며든 오페라의 의상을 위해하루하루 고민에 빠져있다고 전했다. 조형희 예술 감독이 주관하는 시대극 ‘리골레토’를 기존에 진행해왔던 컨셉과 다른 모습으로 준비하고 있다. 4년 전부터 도 맡아온 부산 국제영화제의 의상을 올해에는 조금 더 신선한 의상으로 컨셉도 바꿀 예정이라고 밝혔다. 매년 부산시 합창단 디자인 부산시에서 주최하는 행사 여성포럼을 2015년에 2회를 맞이했는데 열심히 의상을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의상디자이너를 공부하고 있는 후학들에게 최 대표는 모든 일에 돈을 쫓기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어라고 전했다. 그녀 역시 모든일에 최선을 다하며 쉬고 싶은 날이 있더라도 매장에 나와 디자인을 하는 열정을 내비췄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었다. 자신의 이름을 건 프랜차이즈를 운영하고 싶다는 최민정 대표. 드레스뿐만 아니라 헤어, 액세서리까지 고객들의 아름다움을 찾아주기 위한 토탈샵을 열기 위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돈을 벌기 위해 의상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좋은 원단이 있기에 오늘도 디자인한다는 최민정 대표의 모습을 보며, 이 시대에 살아 있는 장인이 바로 그녀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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