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쿠파주 & 냅킨아트 공예를 위해 태어난 예술가

중세 유럽 감성을 도자기에 담다

  • 입력 2016.03.02 15:22
  • 수정 2016.03.02 15:24
  • 기자명 부산지사 취재2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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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피플투데이]=지역의 예술가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부산광역시 동래구에 위치한 아트단비를 방문했다. 마을버스를 타고 구불구불한 길을 지나 도착하니 편안하고 따뜻한 미소를 지닌 이상우 대표가 취재진을 반갑게 맞이했다. 이상우 대표를 만나 조금 생소 했던 데쿠파주 & 냅킨아트공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창의적인 생각이 바탕이 되다.
이상우 대표는 패션 디자이너였던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뛰어난 창의력과 미적 감각으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미술에 대한 관심으로 고등학교 진학 시기에 자신의 재능을 키울 수 있는 부산공예학교(現 조형예술고등학교)로 진학을 결심했다. 도자기 특유의 색감과 무게감, 불에 넣어 구울 때 또 나올 때 조금 씩 다른 모습에 반해 도자공예과에서 공부를 했다. 학교에서는 뛰어난 실력을 가진 소문난 재원이었다. 경주 포석정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교장실에 전시 되어 있을 정도였다. 그 바탕에는 남들과는 다른 창의적인 생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수석 장학생으로 졸업한 이 대표는 자신의 길이 도예가임을 깨닫고 작품들과 평생을 함께 하기로 한다.

대한민국 최초로 모던데쿠파주 & 냅킨아트 공예를 시작하다.
도예가로서 입지를 다지던 중 우연히 지인을 통해 알게 된 모던데쿠파주 & 냅킨아트의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데쿠파주 & 냅킨아트는 프랑스어로 ‘오려내기’라는 의미인데 기존의 그림을 오려내 자신의 그림으로 바꾸는 작업으로 특별한 기법의 공예 기술이다. 이는 17세기 이탈이아 베네치아에서 시작되었다.
 한국에서는 1980년대에 처음 데쿠파주가 들어왔지만, 엔틱데쿠파주였고 모던데쿠파주와 냅킨아트는 한국에 2004년에야 처음 들어온 것이었다. 이상우 대표는 도자 전공 경험을 바탕으로 도자기에 데쿠파주 & 냅킨아트 기법을 접목시키기 위해 종이나 그림을 접착제를 이용해 붙이고 여러 가지 물감과 그림으로 장식했다.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남다른 창의력을 바탕으로 모던데쿠파주의 불모지의 한국에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시작했을 때에는 한국보다 더 나은 기술력을 가진 외국의 사이트를 보고 공부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한국에는 없었던 데쿠파주 & 냅킨아트를 도자기와 접목하고 다시 한국 고유의 종이인 한지와 접목시켜 처음으로 한지로 장식한 도자기를 개발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수 백 가지에 이르는 신기술도 창시했죠. 지금은 오히려 외국보다 더 훌륭한 기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기술을 개발함에 이어 좋은 재료를 함께 찾아 나선 이 대표는 마침내 데쿠파주 & 냅킨아트의 주재료인 마드파지(MOD-podge)를 외국에서 수입해서 들어와 한글 이름을 지정해 실링코팅마감제로서 상표등록증을 받았다. 목재나 종이에만 국한되어있지만 탁월한 접착력을 보이는 올인원제품 마드파지 덕분에 유리나 그 밖의 인테리어 장식까지 영역이 확대되었다.
우리나라 최초로  모던데쿠파주 & 냅킨아트를 시작한 아트단비 이상우 대표는 공예를 뛰어넘어 생활 속에서 자리 잡아 가기를 희망했다. 현재 도자기뿐만 아니라 리폼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창의적인 기법을 이용한 공예품으로 사람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현재 이 대표는 자신과 같은 데쿠파주 & 냅킨아트 공예가들을 양성하기 위해서 전국각지의 13개의 교육센터에서 아트단비의 기술을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든 작품에는 기다림의 미학이 있습니다. 완성해 나가면서 맛보는 기대감과 성취감은 작품에 매진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데쿠파주 & 냅킨아트를 배우시는 분들이 오랜 시간 천천히 자신만의 예술로 승화해나갔으면 하는 게 제 바람입니다.”

장인의 예술의 가치를 인정해 주는 사회가 되어야
우리나라 도자기 기술을 역사가 깊고 문화적 가치가 뛰어났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임진왜란 당시 일본에서 도공들을 잡아가 귀족대접을 하며 장인정신을 인정해주었으나 오히려 우리는 장이로 밖에 인정해주지 않았다. 그 의식이 현재에도 남아 도자기와 같은 공예품의 문화적 가치를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이상우 대표는 장인들이 자신의 작품을 위해 혼신을 다하지만 공장에서 찍어 내는 대량 생산품보다 못한 값어치를 받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도예가들 중에는 경제적인 이유로 도예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창의적인 디자인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투자해도 제대로 된 값을 안 매겨줍니다. 제 주변에도 같이 시작한 동료들이 10년도 못가 2명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데쿠파주나 냅킨아트 공예도 오랜 시간 투자하여야 깊은 맛을 내는 작품이 나올 수 있는데 실력 있고 재능 있는 분들이  여건 때문에 오래 하지 못하고 공방을 접는 걸 보는 것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데쿠파주와 냅킨아트 공예품들은 디자인하고 채색과 붓질을 여러 번 수작업으로 반복하며 정성이 들어가야 하는 작품들이다. 최소 하루에서 한 달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예술품의 가치는 알아보기 시작하면서 존재를 인정받는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작품들도 장인들이 심려를 기울이며 만든 것이다. 우리의 문화 예술 분야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작품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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