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라는 회춘의 묘약

‘청춘’을 노래하는 한국용산문화예술인총연합회 송향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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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피플투데이] 김나영기자=사람이 늙는 것은 나이가 들어서가 아니라 변화를 멈추기 때문이다’ 라는 말이 있다.
끊임없이 도전하고 변화하는 카멜레온 같은 가수, 송향란 회장의 올해 나이는 78세.
76세 나이에 음반을 내고, 78세에 한국용산문화예술인총연합회 회장이 되었다.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하는 순간만큼은 20대 청춘이 된다는 송향란 회장의 음악이 있어 더욱 즐거운 인생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여자의 일생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던 무남독녀 외동딸이 용산구 이태원으로 시집을 온지 올해로 딱 51년째이다. 맏며느리 자리로 들어가 중풍에 걸린 시아버님을 7년간 수발하고, 시어머니를 비롯해 홀로 계신 친정어머니까지 함께 모시며 어른 세분이 돌아가실 때까지 뒷바라지를 했다. 그와 동시에 남편 내조는 물론 슬하에 둔 3남매를 시집장가 보내기까지, 송향란 회장의 인생은그저 그림자와 같았다.여자로서의 도리라고 생각했던 일들을 마치고 보니 그녀의 나이가 어느덧 65세. 자신도 모르게 흘러간 청춘이 야속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인생은 60세부터라고 했던가? 송향란 회장의 인생의 2막이 막 시작됐던 시기도 이때부터이다. 어릴 때부터 음악에 소질이 있었지만, 어머니의 반대로 그리고 결혼해서는 남편의 눈치를 보느라 소리 높여 노래 한번 불러보지 못하던 그녀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용산구청에서 실버가요대회를 한다는 플랜카드가 붙어있더라고요. 남편에게 대회에 나가겠다고 말했더니 안 된다고 했지만 저도 포기하지 않았죠. 꼭 나가고 싶었거든요. 결혼해서 살면서 어른들 모시고 애들 시집장가 다 보내고 내 할일 다했으니 나가게 해 달라고 몇 번을 얘기해서 겨우 허락을 받았어요. 그렇게 실버가요대회에 나가게 된 거죠”
60년 넘게 가슴 속에 품고 살던 ‘여자의 일생’을 무대에서 열창을 하는 순간 송향란 회장은 직감을 했다고 한다. 자신의 노래를 따라 부르는 거나, 가사에 공감하며 눈시울을 적시는 동년배 관객들을 보며 ‘앞으로 내 인생은 노래와 함께하겠구나’ 라는 것을. 그렇게 송향란 회장은 실버가요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제대로 된 노래 지도 한번받지 못한 평범한 60대 주부가 대상을 탈 것이라는 건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날 이후 그녀의 삶은 180도 바뀌기 시작했다. 용산구에 있는 노인복지회관 등을 비롯해 송향란 회장을 필요로 하는 어느 곳이든 달려가 노래 봉사를 했다. 돈이나 인기를 얻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그녀의 노래를 통해서 즐거워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기 위한 자발적인 봉사였다. 그로 인하여 세계평화실천운동 평화봉사대상, 충상, 효상, 문화예술인상 등 많은 수상경력도 갖고 있다.
“사실 어떻게 보면, 노래봉사는 제 자신을 위한 거였을 수도 있어요. 사람들이 제 노래를 들으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저도 힐링을하거든요. 노래를 하지 않았으며 더 이상 제 인생은 없었을 거예요. 아이들 시집장가 보내고 남편과 둘만 남았을 때의 허전함은 이루 말할 수 없더라고요. 우울증이 와서 몸도 아프고 하던 시기에 노래를 시작하면서 인생이 아름다워진 거죠.”
송향란 회장의 도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8년 전, 건국대학교 노래지도학과에 입학을 한 것이다. 대중들 앞에서 노래를 하기 위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아봐야겠다는 집념이 생겼다고 한다. 학생들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았지만, 나이와 열정은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듯 가장 열정적인 학생이 되어 노래지도사 자격증, 웃음치료사, 펀리더십지도자 자격증 등을 취득했다. 송향란 회장이 오늘에 이르기까지는 늘 큰 버팀목과 매니저역할을 해준 남편 서동일 원장의 역할 또한 크다.

인생의 2막 1장
2014년, 송향란 회장의노래인생이시작 된지 약 10년만에 첫 번째 앨범이 발매됐다. 타이틀곡 ‘청춘’을 비롯해서 ‘당신과 둘이’ 등 10곡의 주옥 같은 노래가 담겨 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듯 76세의 나이에 당당하게 가수대열에 합류한 그녀는 노년을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많은 사람들에게 삶의 의미와 감동을 전하고 있다. 특히 타이틀곡‘청춘’과 ‘당신과 둘이’는 성인가요계의 히트메이커로 정평이 나 있는 정의송 작곡가의 작품으로 송향란 회장은 정의송 작곡가의 곡을 받기 위해 여러 번 정의송 작곡가의 문을 두드렸다고 한다.
“저에게 곡을 주고 싶다는 작곡가는 여럿 있었어요. 그런데 그 노래들이 제 마음을 움직이지 않았어요. 정의송 작곡가라면 제 심정을 담아 곡을 만들어 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여러 번 찾아갔었죠. 그렇게 5년이 지난 어느 날 드디어 전화가 왔더라고요. 저를 위해 만들어 둔 곡이 있으니 한번 와 보라고 해서 한 걸음에 달려갔죠. 그게 바로 ‘청춘’하고 ‘당신과 둘이’였어요.”
송향란 회장의 마음 속을 들여다 보듯 70세를 훌쩍 넘긴 여인의 마음을 너무 잘 표현해 놓은 곡이 바로 ‘청춘’이다. ‘청춘’은 발매와 동시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사랑을 받으며 대중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특히 송향란 회장과 비슷한 나이의 노년들에게 큰 공감대를 이끌어내며 감동을 주고 있다. 케이블 방송 등 다양한 무대를 넘나들며인생의 2막 1장을 연 송향란 회장은 나이가 들었다고 웅크리지 말고 자신 있게 도전 해라고 말한다. 우리의 청춘은 바로 지금 이라는 말과 함께.
송향란 회장은 지역사회에서 실버가수로 유명세를 타며, KBS, MBC, 아이넷방송 등에 무수히 출연하는 등 오늘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또 다른 목표와 도전
한국용산문화예술인총연합회의 새로운 수장으로 제 5대 송향란 회장이 추대되었다. 용산문화예술인총연합회가 발족 된 후 8년 동안 수석부회장직을 맡으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총연합회의 발전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힘을 보태던 그녀가 2016년 용산문화예술인총연합회의 지휘봉을 잡은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이다.
“용산문화예술인총연합회가 벌써 10년이 됐어요. 그런데 아직 법인이 아니에요. 그렇다보니 용산구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총연합회가 힘을 쓰는 데에도 한계가 있더라고요. 회장 임기가 2년인데, 2년 안에 총연합회를 법인으로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현재 450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용산문화예술인총연합회를 법인으로 만들어 용산구의 문화예술인들이 체계 잡힌 환경에서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초석을 다지는 것이 그녀의 꿈이다.
한강 아리수에 터전을 잡은 용산구는 대한민국 교통의 중심지에서 상권의 중심지로 변화해왔다. 이제는 신용산시대를 맞아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변화하는 용산구에 문화예술의 꽃을 피우는 지킴이가 되겠다는 송향란 회장. 도전하는 아름다움 인생, 그녀의 삶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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