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 프로그램의 ‘새로운 진화’?

  • 입력 2013.03.12 16:49
  • 기자명 조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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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 프로그램의 ‘새로운 진화’?
<위대한 탄생3>의 변신, 어떻게 볼 것인가


지난 2009년 케이블 방송사인 Mnet사의 <슈퍼스타K>를 첫 주자로 일기 시작한 일반인 오디션 열풍은 2013년, 4년차를 맞으면서도 아직도 식지 않고 있다. 오히려 방송사 간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경쟁적으로 상호 간 견제와 영향력을 통해 진화하고 있는 추세다.
MBC의 <위대한 탄생> 세 번째 시즌은, 후발주자로서 지난 시즌까지 <슈퍼스타K>나 <K-POP 스타> 같은 경쟁사 프로그램에 뒤처지는 형국이었지만 이번 시즌에 들어와서 실력 있는 참가자와 함께 참신한 경쟁방식의 도입으로 시청자들에게 ‘심기일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보다 공정해진 ‘심사시스템’
사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열풍은 시간이 갈수록 ‘지리멸렬’해져가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게다가 ‘우후죽순’격으로 동일한 콘셉트의 프로가 생기다보니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는 색다른 재미요소를 주지 못하는 한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게 사실.
참가자들을 ‘아이들’로 제한시킨 <보이스 코리아 키즈> 같이 한 단계 차별화한 프로그램들의 등장은 이제 오디션 프로그램이 한계상황에 다다른 상황을 여실히 반증하고 있다. 결국 기존의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스스로 내장하고 있는 현재의 시스템을 변화시키지 않는 한 시청자들로부터의 냉혹한 대우를 피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후발주자라고 할 수 있는 <위대한 탄생> 시리즈는 그러한 차원에서 태생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던 프로그램이었다. 시기적으로도 한발 늦었지만 흥행돌풍을 일으켰던 <슈스케>의 아성을 번번이 넘어서지 못했다. 첫 번째 시즌부터 김태원, 이은미, 김윤아 등 가요계의 기라성 같은 스타들을 ‘멘토’로 내세워 짜임새 있고 공격적인 콘셉트의 오디션 프로그램을 지향했지만 안팎의 반응은 냉담했다. 
특히 <슈스케>와 차별화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제시했던 ‘멘토시스템’에도 불구하고 그리 큰 흥행을 이끌지 못했던 게 현실. 더군다나 ‘멘토’가 심사하고 점수도 주면서 멘티들의 당락에 큰 영향력을 주는 시스템은 공정성 논란으로 시끄러웠다. 멘토의 주관적 입맛에 따라 생방송 진출자가 결정되는 구조에 시청자들은 인색한 점수를 줬던 것.
이러한 점을 보완한 <위대한 탄생> 세 번째 시즌은, 이전 시즌들과 비교해 훨씬 다이내믹 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보다 공정해진 ‘탈락시스템’은, 몰락해가는 <위탄>을 구원할 마지막 보루인 것처럼 보인다. 세 번째 시즌에 와서 달라진 ‘탈락시스템’은 멘토제의 허점을 원천적으로 봉쇄시켜 그만큼 공정한 심사가 가능해질 수 있는 토대를 구축했다.
물론 애초부터 차별화를 지향하고 만들어진 ‘멘토제’를 밑동부터 깨지 않을 바에야 ‘멘토제’가 갖고 있는 허점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한계는 있다.

최종회로 갈수록 ‘진화’한다
각 멘토들이 10대, 20대 등 연령별로 나눠진 멘티들과 엮어지고 또 투표를 통해 각 연령대의 순위를 뽑아 합격시키고 3, 4위에서 멘토가 나머지 합격자 한 명을 선택하는 방식은, 이전의 방식과 비교해 진화한 것은 사실이다.
이는 오디션 프로그램들에서 늘 논란이 됐던 부적격 합격자들을 최소화하려는 제작진의 의도가 엿보인 조치로 많은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멘토제의 심사와 시청자들의 생각이 충돌하는 지점을 없앰으로써 심사와 공정성과 시청자들의 공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던 것. 그만큼 시청자들이나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심사시스템에 잘 반영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물론 이러한 심사 시스템은 애초 멘토제의 장점을 일정 부분 희석시키는 단점도 있다. <슈스케>의 경우처럼 지역예선부터 결선에 이르기까지 작지 않은 영향력을 보이는 ‘심사위원 파워’를 보여줄 수 없다는 점이다. 일반 참가자들의 경쟁 구도와 함께 오디션 프로그램의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심사위원들의 심사가 약화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심사위원들의 영역이 좁아졌다고 하더라도 오디션 프로그램으로서 심사에 대한 일반적으로 시청자들의 공감대가 확대됐다면 이는 프로그램에의 신뢰와 더불어 기대감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공정한 룰에 대한 기대치가 높고 전반적으로 참가자들의 기량 역시 이전보다 높아졌다는 점이 ‘시너지’를 일으켜 <위탄3>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증폭된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은 멀다. 지난 1월 26일 첫 생방송에서 <위탄3>가 보인 시청률은 7%대로 여타 오디션 프로의 평균 시청률 15%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전의 두 시즌에 대한 잔영 때문인지 시청률 면에서는 그리 만족할 만한 상황은 아니지만 비로소 <위대한 탄생>이 세 번째 시즌에 와서 제자리를 찾아가는 듯 보인다. 모르긴 몰라도 최종 우승자가 가려지는 최종회에는 기대하지 못한 시청률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되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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