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스러워서 턱별(?)하다?’

  • 입력 2013.03.12 14:30
  • 기자명 조성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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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스러워서 턱별(?)하다?’

<개그콘서트>의 ‘촌스러운 남자’ 양상국

공중파에서 ‘부산 촌놈 사투리’가 이렇게까지 융숭한 대접받았던 적이 있었을까. 결코 유쾌하지 못한 인상으로 “무시하지 마라. 이래봬도 마음만은 ‘턱별시’다”를 외치며 어눌한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개그콘서트>의 양상국에게 관객들은 아낌없는 폭소와 박수를 날린다. 개그계에서는 물론 방송 사상 전무후무한 ‘촌놈 사투리‘ 희극 캐릭터에 이토록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사투리가 없으면 지금의 나도 없다”며 사투리야말로 현재의 자신을 만들어 준 은인이라는 개그맨 양상국. 데뷔 5년 만에 개그계의 정상에 오른 그는 전무후무한 ‘촌놈 캐릭터’의 ‘대부(?)’다. 엉성하고 구부정하게 큰 키에 촌스런 외모, 구수한 사투리를 보면 그는 영락없는 ‘촌놈’의 전형이다. 그러나 2013년 현재 양상국은 한국 개그계의 대표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의 선두주자이자 한국 개그계를 이끄는 톱스타의 반열에 올라있다.
“나대지 마라”며 ‘하이 톤’의 앙칼진 목소리로 상대방을 호령하는 기개에서부터 “확, 마 궁디를 쥐 차삐까”라는, 귀에 쏙 들어오는 코믹한 유행어와 함께 빼빼 마른 사지를 휘두르는 모습에 이르기까지 양상국 만이 구사할 수 있는 ‘엉거주춤’의 아크로바틱은, 세대교체를 이룬 <개그콘서트>이 여타의 개그 프로그램 가운데 독보적 존재로 설 수 있는 기름진 자양분으로 전혀 손색없게 작용했다. 
1983년 경남 김해의 진영에서 태어나 정말로 ‘촌놈’이기도 한 양상국은 어린 시절부터 개그맨으로서의 자질을 보여주며 자랐다. 그러한 ‘끼’를 주체하지 못한 그는 개그맨이 되기로 결심해 2년간의 치밀한 준비 끝에 지난 2007년 KBS 22기 공채 개그맨으로 발탁됐다. 현재 <개그콘서트>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허경환, 김준현, 박지선, 박성광, 박영진, 송준근, 최효종, 정범균이 그의 동기다. 사실상 22기들이 <개그콘서트>를 꾸려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가운데서도 양상국은 발군이다. 
다른 개그맨들과 비교해 무명시절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양상국이지만 그는 우쭐대거나 거만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개그를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관객들을 보면 더 힘이 난다는 그는 데뷔 초부터 마음속에 간직해 온 ‘희극인’으로서의 철학을 매순간 되새긴다고.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부모님과 서울나들이를 찍은 뒤 눈물을 ‘펑펑’ 쏟아 화제가 됐던 그는 아직도 순수한 심성을 그대로 간직한, 여린 ‘소년’에 다름 아니다. 고향을 떠나 고된 서울살이를 하면서 부모님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과 혼자 살기에 매일 느끼는 외로움 때문에 혼자서 자주 눈물을 떨어뜨린다는 양상국.
‘촌스러움’ 자체가 돼버린 그의 이미지와 그에 어울리는 캐릭터로 인해 자칫 개그연기의 변화에 장애가 생길수도 있으련만 그는 끊임없이 연구하고 계발해 더 많은 캐릭터를 선보일 것이라고 오히려 호언장담한다. 최근의 화두가 ‘결혼’과 ‘사업’이라고 자신 있게 밝히는 그의 개그가 그래서 더욱 흥겹고 한편으로 절실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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