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주목하는 스마트 작물 ‘헴프(He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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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환경, 경제성 높은 작물 헴프, 섬유 및 식품, 뷰티 분야 등 활용가치 높아 세계적 관심
- 미국의 경우 ‘헴프 히스토리 위크’ 등 헴프 재배의 합법화를 위해 다양한 움직임 활발
- 헴프 활용도 낮은 국내에서도 대마섬유의 대량 생산, 대마크림 등 헴프 가치에 눈떠

국내에서는 ‘대마’로 알려져 있는 헴프(Hemp)는 다소 생소한 작물일 수 있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활용 가치가 높은 친환경 작물로 떠오르고 있다. CNN 머니가 2015년 10대 푸드 트렌드로 지목한 헴프는 식품 외에도 섬유, 뷰티, 의료, 건축 자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미국 최초의 국기가 헴프 원단으로 만들어졌으며, 독립선언문도 헴프로 만든 종이에 쓰여졌다. 이처럼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1930년대 이후로 미국에서는 환각 성분에 대한 이슈와 제지, 석유화학, 면화 업계와의 경쟁관계로 인해 헴프 경작이 금지되고 있다.
이에 매년 6월 헴프 경작의 합법화를 지지하는 ‘헴프 히스토리 위크(HEMP HISTORY WEEK)’를 열어 미국 전역에 헴프 경작의 이점을 알리고 있다. 씨앗부터 잎까지 버릴 것이 전혀 없는 합리적인 작물 헴프에 대해 우리가 잘 몰랐던 궁금증을 꼼꼼히 살펴봤다.

 

환각 성분이 미미한 상업용 헴프, 섬유를 비롯해 식품, 뷰티, 의료 원료로 활용 가치 높아

최근 글로벌 브랜드들이 앞다퉈 ‘헴프’의 높은 효용성과 활용 가능성에 주목해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헴프는 단순히 환각 성분을 가진 작물이 아닌 씨앗, 줄기, 잎 등 모든 요소를 활용할 수 있는 탁월한 원료라 할 수 있다.
헴프 씨앗은 섬유질과 단백질, 오메가 3・6가 풍부하고 항암 성분이 있어 유럽에서 시리얼, 쿠키, 케이크 등의 재료로 쓰이며, 씨앗에서 짠 오일은 노화방지 효과로 화장품이나 의약품 등에 활용된다. 실제로 미국 암학회, 심장병협회, 류마티스 관절염 학회에서 헴프씨를 치료를 돕는 슈퍼푸드로 선정하기도 했다. 줄기로는 섬유와 건축 자재 등을 생산하고, 호주에서는 잎을 동물 사료로 사용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헴프가 대마초로 재배되면 3~15%이상의 향정신성 성분인 THC를 함유하지만, 상업용 헴프의 경우 THC 함량이 1% 미만이다. 헴프의 품종에 따라 THC의 함량이 다른데, 유럽에서는 0.5% 미만의 저마약형 품종을 대마 섬유, 대마씨 오일용으로 재배하고 있다. 헴프가 친환경 작물로 불리는 이유는 다른 작물과 달리 농약, 제초제, 화학비료의 사용 없이 재배가 가능하다는 점에 있다.
헴프는 4개월 내 수확이 가능할 정도로 재배 기간이 짧고, 가뭄 등의 열악한 환경에서도 경작이 가능해 활용 가치가 높은 경제적인 작물이다. 헴프를 원료로 사용한 제품은 미생물에 의해 쉽게 분해되며, 헴프 섬유는 면 섬유 대비 내구성이 강하고 시간이 지나도 변질되지 않는다. 특히 항균, 방습, 통풍이 뛰어나고 원적외선 방출 및 자외선 차단 효과가 있어 옷감, 침구류, 차량 내장재 등으로 사용된다. 이외에도 1 에이커의 헴프 재배로 4 에이커에서 재배한 나무에서 얻을 수 있는 양의 종이 펄프를 얻을 수 있어 헴프로 만든 종이 사용은 나무를 살리는 효과도 있는 셈이다.

헴프 재배를 둘러싼 다양한 움직임… 미국 내 헴프 재배의 합법화 운동 활발히 진행돼

이처럼 활용도가 많고 친환경적인 작물인 ‘헴프’는 그 효용 가치와는 달리 여전히 합법화를 두고 논쟁이 일고 있다. 올해로 6회를 맞이한 ‘헴프 히스토리 위크’에서는 대학교, 시민단체, 농가 등이 주체가 되어 헴프를 활용한 패션쇼, 시식회, 지역 농가와의 대담 등 헴프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하고 활용법을 소개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되고 있다.
올해는 ‘쏘우 더 씨드(Sow the Seed)’라는 테마로 상업용 헴프의 경작과 헴프 산업의 성장에 소비자들이 관심을 가져줄 것을 촉구했다. 미국 내 헴프를 둘러싼 논쟁은 193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37년 미국에서 대마초의 사용을 금지하는 법령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상업용 헴프의 경작은 물론, 관련 제품 제조와 판매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됐다. 비록 상업용 헴프는 환각 상태를 일으키는 THC의 함량이 거의 미미한 수준이지만, 경제성이 높은 헴프에 대한 제지, 석유화학, 면화 공업 등의 비방 운동으로 아직까지 미국 내 헴프 재배가 금지되고 있다.

그러나 헴프의 장점이 알려지면서 상업용 헴프 재배를 합법화한 캐나다에서 헴프 원료를 들여와 다양한 제품을 제조하는 미국 업체들이 매년 늘어나고 있으며, 미국 최대 친환경 식료품 전문 체인 스토어인 홀푸드에서는 헴프 샐러드 오일과 음료, 씨리얼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헴프 샐러드 오일의 경우 풍부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어 다른 오일에 비해 비교적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지만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여 헴프 관련 제품이 매년 확장되는 추세다. 이에 미국 내에서도 친환경, 경제적 작물인 헴프의 이점을 주장하며 산업용 헴프 재배를 합법화하려는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세계적인 투자자 조지 소로스는 헴프 경작의 합법화를 위해 거액을 기부했으며, 미국 유기농 스킨케어 브랜드 닥터 브로너스(Dr. Bronner’s)는 ‘헴프 히스토리 위크’의 최대 후원자로 상업용 헴프의 이점을 알리고 미국 내 상업용 헴프 재배의 합법화를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있다. 2014년에만 산업용 헴프 지원을 위해 총 1,329,125달러(약 14억원)를 기부했다. 또한 닥터 브로너스는 비타민 E, 미네랄, 레시틴, 오메가 3, 6이 풍부한 헴프씨 오일의 성분과 친환경 작물이라는 점에 주목해 자사의 전 제품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상업용 헴프 활용 및 가치에 대한 관심 증가 추세

국내의 경우 1972년 대마관리법이 제정되면서 헴프 생산이 법적으로 통제됐다. 현재 전남 보성과 강원 삼척, 정선, 경북 안동을 중심으로 약 300ha 정도만 재배되고 있다. 국내 헴프 활용은 주로 섬유에 국한되어 있으며, 장례용 수의와 상복이 대부분이다. 헴프의 환각성분인 THC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고 정량한계 0.2ppm에서 불검출이 되는 원료만 사용 가능하게 되어 있어 식품, 의료 등 다양한 분야로의 기술 개발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반면 가까운 일본을 비롯해 유럽에서는 수십 년 전부터 헴프의 산업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투자가 본격화되었으며 ‘대마 맥주’, ‘대마 티백’, ‘대마 스파게티’ 등이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기준에 부합하는 헴프씨를 해외에서 수입해 국내 소비자에게도 ‘슈퍼푸드’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최초로 국산 헴프에서 원사를 뽑아 대량생산하는데 성공한 사례도 있으며, 헴프씨 오일을 주성분으로 한 ‘대마크림’ 등의 화장품이 등장해 관심을 받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헴프’ 원료가 국내에서도 뷰티, 패션, 생활 영역에서 얼마나 다양하게 활용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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