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적 기업의 PR 방향성을 제시하는 <한국수력원자력 박찬희 홍보자문>

PR의 본질은 사람사이의 관계 맺기, PR 전문가의 미래지향적 'Luv me' 철학

  • 입력 2015.05.07 11:09
  • 수정 2015.05.08 01:37
  • 기자명 조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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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수원 blog)
(출처: 한수원 blog)

박찬희 홍보자문은 남성과 내부인사출신 위주의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최초 여성 홍보실장 출신으로 유명하다. 그녀의 PR철학은 독특하다. 존경받는 기업은 꾸준히 실천해 온 진정성 있는 행동, 청렴하고 유능한 경영진, 열정적이고 자부심 강한 직원, 투명한 대내외 커뮤니케이션 등이 복합 작용하여 기업의 '신뢰 계좌 잔고'를 채울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그 신뢰계좌가 높게 쌓인 기업일수록 위기에 닥쳤을 때 큰 힘을 발휘한다고 한다. PR은 문자 그대로 Public Relations의 약자이지만 때로는 Performance Recognition, 그리고 때로는 People Relations이라는 다방면의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좋은 일을 행하고 이에 대해서 인정받는 것,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의미 있는 관계 맺기가 PR의 본질이라고 주장하는 그녀. 일반적인 홍보에 대한 이미지와는 많이 다르다. 일반대중에겐 PR이 기업의 이윤을 불리기 위한 뒷받침 정도로 인식되는 것에 비하면 PR에 대한 그녀의 정의는 상당히 신선하다. 그녀의 PR인생과 PR에 대한 본질적 철학, 그리고 한수원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어본다.

 

Q. 바로 이전에는 스타벅스 홍보 사회공헌수석이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사기업의 홍보 업무를 담당했다. 허나 현재 몸담고 있는 한수원은 공공의 색채가 짙다. 사기업과 공기업의 PR업무에는 차이점이 있나.

물론 차이가 있다. 그것은 당연하다. 허나 그와 별개로 공통점 또한 존재한다. 이를테면 스타벅스라는 기업은 미국에서 출발하여 전 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기업이 지향하는 정신적 가치가 보편성을 띄어가고 있다. 커피농가의 환경과도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떠올리면 될 듯하다. 기업이 농가의 환경까지도 생각하는 것이다. 또는 커피회사에서 종이컵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고민하기도 한다. 친환경 부문도 고려하는 것이다. (고민의 연장으로) 설계할 때부터 친환경적으로 하자는 얘기 또한 있다. (사기업과 공기업 차이점에 집중하기보다) 이러한 요소들을 고려했을 때, 기업의 정신은 공통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다. 원전 회사를 택한 것도 마찬가지의 이유였다. 이곳으로 처음 올 수 있었던 것은, 원자력 발전이 친환경이라는 것에 대해 의심의 여지가 없기에 가능했다.

Q. 기업의 사회적 책임 측면이 사기업에선 적용되지 않는 경우도 있지 않나

기업 환경이 변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계속해서 감시를 하고 있지 않나. 예전에는 언론 혹은 정보 통제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눈가림을 한다는 그 자체가 크게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월마트의 경우에도 수익성과 책임을 동시에 추구한다. 즉,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 회사의 이익에도 도움이 된다. 지속가능한 성장과 연관이 있다. 기업의 자본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보이지 않는 자본, 즉 신뢰자본이 중요한 사회다. (내부적 요소로서) 종업원의 만족도가 얼마나 되느냐 같은 것들 역시 포함된다. 예전에는 게이트키퍼(Gate Keeper)라 그래서 정보를 통제하는 시도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안테나처럼 펼쳐진 사회에서 그리하여선 아니 된다는 인식이 기업에도 퍼지고 있다. 그 때문에 홍보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본다.

(출처: 한수원 blog) 박찬희 자문은 내부적 요소로서 직원들 간의 의사소통 역시 중요하게 여긴다
(출처: 한수원 blog) 박찬희 자문은 내부적 요소로서 직원들 간의 의사소통 역시 중요하게 여긴다

 

Q. 모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원자력 발전은 매우 전문적인 분야이기는 하지만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줘야 하고 국민의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는 입장"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홍보의 업무가 긍정적 이미지 창출을 위해 부정적 정보를 제거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면, 국민의 알권리와 상충되는 경우도 발생하지 않나.

국민들에게 균형적인 시각을 제공하는 것이다. 원전은 굉장히 전문적이며 분야이며 또한 과학적인 이슈로 다루어진다. 정치적인 어젠다로서 진영의 논리만을 부각시키며 핵무기와 연결하는 것은 옳지 않다. 과학성 쪽으로 부각을 시켜 균형을 맞춰야지 한쪽만으로 부각되는 건 위험하다. 그런 식이면 모든 것이 다 위험하다는 논리도 가능하다. 필요성이란 부분도 존재하는데 위험성만 얘기한다는 건 아니다. 위험성과 필요성 두 가지가 모두 맞부딪칠 때, 국민들에게 위험성만 얘기한다는 것은 알권리가 아니다. 결국 팩트에 입각해서 알려야 하는 것이고, 정직하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정직하게 알리고,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무조건 사실이 아니다’라는 건 홍보가 아니고 선전이다.

Q.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데

과거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치 않게 받아들여졌었다. 그때는 언론 환경이 달랐고 사회적 갈등이 지금처럼 첨예하게 대립하지도 않았다.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분야라는 것이 우리나라에서는 90년대 이후 주목받기 시작했다. 홍보가 여기까지 오기에는 주변의 변화가 굉장히 기여했다. 소비자 의식이 증가하고, 국민들의 인식이 높아지고, 그러다 보니 기업홍보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바로 지적당하고 공격당하니 이제는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결국 파트너십으로서 참여가 많을수록 힘이 난다. 물론 현재도 사회적 책임을 중요치 않게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그 부분은 이해한다. 홍보에 대해선 여러 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다. 자기가 잘하는 부분에 집중하거나 조직에서 요청하는 것만 할 수도 있다. 나에겐 Public과의 Relations라는 게 굉장히 매력으로 다가왔다. 80년대 처음 기업에 몸담았을 때 부서 이름에 Relationship이 들어가는 게 매력적이었다. 사기업이라 할지라도 Public Relations 측면에서 공익적인 부분까지 생각해야 되는 시대가 왔다. 이것을 할 수 있는 부서가 홍보부서이다.

Q. 홍보를 결국 소통의 업무로 보시는 건지

말하는 것이 아니라 듣는 것이다. 마음을 움직이려면 내가 들어야 필요한 이야기를 해줄 수 있다. 경청이 소통의 시작이다. 한수원을 비롯하여 스타벅스도 그렇고 '우리는 여러분의 얘기를 듣고 있다', '마음을 듣고 있다'라는 걸 얘기하는 거다. 그래서인지 한수원 비리 사건이 터졌을 때도 전체를 다 매도하는 상황이 발생해 안타까웠다. 이미 당사자들은 사법처리가 됐고, 나머지 사람들은 묵묵히 업무에 임하고 있는데 전체가 매도당하는 것이 가슴 아팠다. (듣는 입장이니) 공격을 많이 당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백번 잘하다가도 한번 잘못하면 그것이 부각된다. 그래서 늘 겸손하게 소통하고 오만해서는 안 된다.

Q. 정부는 국가 전력 수급 계획에 따라 현재 25기의 원전을 장기적 목표로서 37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나 일부 학자들의 경우 원전의 수는 감소시키는 것이 맞으며, 또한 선진국의 경우에도 축소의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자문으로서 이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

물론 이런 의견들 또한 경청해야 한다. 허나 전 세계적으로 원전을 운용하는 나라가 30여 개국이 있는데 한 두 국가로 얘기하는 것은 일반론이다. 또한 독일 같은 경우 원전 수를 줄였지만 유럽연합에 속한 프랑스에서 원자력 발전을 송전 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섬나라다. 전기를 끌어올 곳이 없다. 나라별 특수한 상황이 있다. 중국의 경우 스모그 원인을 단순히 석탄 발전소에 국한하여 볼 수만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석탄 의존에서 탈피하고 탄소 배출을 감소하기 위한 핵심 현안으로 원전을 늘리고 있다. 미국의 경우 경제성을 이유로 90년대 이후 원전을 짓지 않고 현재 보유한 90여기의 원전만을 가동하고 있다. 일본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전을 일시 중지했으나 현재는 일본 정부가 재가동을 결정한 상태이다. 원전을 절대 악으로만 보면 얘기가 되지 않는다. 에너지를 어떻게 수급할 것이냐를 고민해야 한다. (원전을 감소시키고 싶다면) 에너지를 줄인다는 것에 대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 대책이 있어야 하는데 대책이 없다.

또한 한미원자력협정 덕택에 폐기물의 재활용이 가능한 날이 올지 모른다. 핵연료관리 제약이 많이 풀어졌기에 충분히 여지가 생긴 것이다. 얼마든지 개선해 나가는 방향이 가능하다. 핵무기라고 오해하는데 원리가 다르다. 전력수급계획은 정부에서 만든다. 문명이 발달할수록 전기수요는 늘어난다. 그런 부분에서 원전 문제를 접근해야 한다. 물론 국가 전체적인 에너지 계획의 관점과 신뢰도 문제의 관점도 있다. 불안감을 해소 시켜줘야 하는 문제도 있는 것이다. 서로 WIN-WIN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야 한다. 원전은 지역이슈가 있고 전 국민의 이슈가 있다. 발전소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혜택을 보는 사람들은 대도시이다. 대도시인들은 싼 전기를 이용할 수 있겠지만 지역사회 주민들은 멀리 떨어진 곳에 전기를 주기 위해 희생해야 하느냐는 논리가 있고, 또 이것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진영논리도 존재한다. 진영이 아니라 공동체적으로 생각해서 다음 세대에 어떤 세계를 물려줄 것인가를 고민해야지 진영논리로 다가가는 것은 소모적이다. 우리나라 원전은 전 세계적으로 안전성 측면이나 기술면에서 상위이기 때문에 차세대 성장 동력이다. 인구가 늘어날수록 전기는 더욱 필요할 것이다. 전기가 없는 나라는 비참하다. 가장 전기가 필요한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은 값싼 전기, 양질의 전기가 필요하다.

박찬희 자문과 대화를 나누다 마케팅과 홍보의 차이점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녀는 마케팅이 'Buy me'라면, 홍보는 'Luv me'라는 표현을 썼다. 박찬희 홍보자문은 Love라는 표현을 이렇게 해석했다.
"Love라는 것은 부족해도 좋아하는 거잖아요. 사랑은 조건이 아니잖아요.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거기에 대해서 노력하겠다'라고 했을 때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거죠. 하자가 있다 하더라도 사랑은 총체적인 것이라 생각해요. 이제는 숫자만 가지고 기업의 생존을 얘기할 수 없는 시대잖아요. 기업을 맑게 만드는 정화작용이 홍보인 거죠. 당장에 손해 보는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나중에 더 크게 돌아오거든요. 결국 득이 되죠.”
홍보와 Love를 묶어 해석하는 그녀의 철학에서 현대적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충분히 모색 가능했다. 끊임없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그녀를 통해, 이를 도외시하고 이윤만을 추구하던 구시대적 홍보 철학이 일침당하고 있다.

(출처: 에너지코리아뉴스) 박찬희 한국수력원자력 홍보자문 서강대 영어영문학과 학사/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고려대 언론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호텔신라 판촉부 지배인/르네상스서울호텔 홍보실장/월마트코리아 홍보상무/스타벅스커피코리아 홍보사회공헌팀장/한국수력원자력 홍보실장/현 한수원 홍보자문
(출처: 에너지코리아뉴스) 박찬희 한국수력원자력 홍보자문 서강대 영어영문학과 학사/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고려대 언론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호텔신라 판촉부 지배인/르네상스서울호텔 홍보실장/월마트코리아 홍보상무/스타벅스커피코리아 홍보사회공헌팀장/한국수력원자력 홍보실장/현 한수원 홍보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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