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빵’을 굽는 사람, 최최 베이커리 최원우 대표

  • 입력 2015.04.07 10:59
  • 수정 2015.04.07 11:38
  • 기자명 서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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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우 쉐프가 부인과 함께 갓 구운 빵을 들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원우 쉐프가 부인과 함께 갓 구운 빵을 들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봄 기운이 만연한 춘삼월, 구양산의 중심 덕계를 찾았다. 부산기장군과 울산광역시로 바로 연결되는 주요지점에 위치해 산업유통과 교통의 중심지인 덕계는 천성산의 기운을 받으며 최근 아파트단지와 다양한 소규모신공장이 어우러진 신흥주거지로 인기를 모으며 노른자위로 약진중인 곳이다. 여기 덕계동에서 최근 문을 연 빵집사장이 남다르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갔다. 실력있는 빵쟁이들이 제대로 된 빵을 만드는 장소, ‘베이커리 Choi,Choi’,  최원우 쉐프의 ‘행복한 빵’ 이야기 속으로 빠져보자.  
 

쉽지 않았던 2년의 준비기간

최근 동네마다 넘쳐나는 프랜차이즈 빵집과 자체 브랜드를 가진 동네빵집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가장 기본적인 차이는 ‘제빵사’없이도 빵집운영이 가능한 게 ‘프랜차이즈’ 빵집이다. SPC계열, CJ푸드빌에서 운영하는 기업빵집은 ‘빵’을 팔지만 제빵사 없이도 경영이 가능하다.
진심으로 빵을 사랑하는 사람이 베이킹파우더와 같은 화학적 합성팽창제 대신 천연효모를 사용해 구운 빵은 다를 수밖에 없다. 직접 밀가루(원재료)를 선택하고 박죽해 천연효모를 사용해 굽기는 쉬운 일이 아니나, 사람들에게 ‘행복’과 또 다른 ‘가치’를 전해줄 수 있다.
최원우 쉐프가 고객을 직접 만나고자 양산 덕계동에 빵집을 연 것은 지난 2014년 6월. 이전 2년이라는 긴 준비기간이 필요했다. 프랜차이즈 빵집이 포화상태인 시대에 동네빵집을 연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기 때문이다.
“다른 선배들의 조언이 컸습니다. ‘어떤 마음으로 시작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그만큼 깊었고요. 무엇보다 빵을 통해 직원도 행복하고, 손님도 행복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빵을 구우며 행복해하고, 그 빵을 먹으면서 행복해 할 수 있는 빵집이죠.”
 

부산에서 시작했던 일

최원우 쉐프가 태어난 곳은 부산 가야동이다. 건축업을 했던 아버지와 두 누나를 둔 막내아들로 조부모님의 귀애를 독차지했으나, 내성적이고 유독히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아이였다.  이런 최 쉐프가 바뀌기 시작한 때는 초등학교 6학년 담임을 만나면서였다. 
“누구나 나와 발표할 수 있는 시간을 계속 주었어요. 발표를 계속 한 번 두 번 하다보니까, 저도 놀랄 정도로 발표실력이 늘어났죠. 성격도 활동적으로 바뀌면서 친구들과 잘 지내게 되었습니다.”
운동에 취미를 가졌고 예체능으로 진학하려 했으나 부모님은 인문계고등학교 진학을 강조했다. 하지만 억지로 들어간 학교의 학업진행이 쉽지는 않았다. 결국 부모님을 설득해  20대초반에 시장에서 장사하며 경험과 자신감을 쌓았지만 불안전한 미래를 가진 자신에게 필요한 것은 ‘기술’임을 알았다.
그렇게 만난 직업이 ‘제빵’이었다. 
“그 당시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드라마에서 제빵사가 나왔어요. 저 직업이 괜찮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죠. 서면의 부산제과제빵학원에서 교육을 수료하고 나서야 새롭게 일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최최 베이커리 대표빵 중 하나
최최 베이커리 대표빵 중 하나

최원우 쉐프는 부산의 유명한 명품빵집인 동래의 ‘빠리쟝 베이커리’에서 일을 시작했다. 기회가 찾아와 유명빵집에서 유명 쉐프 아래에서 제대로 된 실력을 전수받아 실력을 키울 수 있었던 것이다. 오로지 스승처럼 선배를 모시며, 10년의 세월을 같이 보냈다. 그러다, 선배가 이직하면서 따라 나간 곳이 사직동 미엘과자점이다.
오히려 이직은 최원우 쉐프에게 성장할 수 있는 계기였다.큰 뜻을 품기위해 전문대에 진학하며 미래에 대한 설계를 시작했다.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지자 대회 수상도 여러 번 하며 미국 CIA 요리 학교에 연수 기회도 얻을 수 있었다. 인지도가 한껏 올라갔으며 동원과학기술대 겸임교수로 활동했다. 그만큼 동경의 대상이었으나 고객과의 소통은 한계가 있었다.
“아무래도 직원이다 보니 빵을 만드는 장소에서 벗어나 직접 고객과 만나는 것이 잦거나 용이하지는 않았습니다. 마음 속에서는 좀 더 제 빵을 먹는 고객의 의견을 직접 듣고 싶었어요.”
고객이 있는 1층으로 가끔 내려와서 시식빵을 잘라주며 소통하는 정도가 다였다. 뭔가 알지 못할 ‘욕구’가 만족되지는 않았으며, 자신의 순수한 꿈을 제대로 찾아봐야 했다.

덕계 오면 꼭 찾아주세요!

빵 굽는 일이 부산에서 시작했던 일이나 환경적인 요인으로 양산을 바라보았다.
“무엇보다 두딸 현서,예은이의 교육환경이 많이 걸렸어요. 처갓집도 덕계에 있어 다른 사람 손에 맡기는 것보다 장모님께 가는 게 낫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여기로 이사를 먼저 들어왔습니다. 살다 보니, 오가면서 이 지역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프랜차이즈 빵집 밖에 없는 장소는 저에게 도전의 기회였죠.”
그렇게 물 흐르듯 이사하고, 자신이 꿈꿔 왔던 ‘행복한 빵집’까지 오픈했다.
최 대표의 일과는 아침 7시 출근으로 시작한다. 아직 짧은 기간이라 오로지 ‘일정한 맛 유지’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고.

직원 7명이 근무하는 공간은 늘 바쁘게 돌아간다. 여기에 최원우 대표는 빵 굽기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참여해 하루 2번의 빵굽기를 이어나간다.
오전에는 계획된 빵을 굽고, 오후는 모자른 빵을 보충하기 위주로 구워낸다. 
다른 빵집에서 볼 수 없는 풍경이라면, 매주1회 휴일이 있다는 점이다.
“매출과 바로 연결되는 주 1회 휴일을 지키는 게 얼마나 갈 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당장 좋은 부분을 보고자 합니다. 당일생산하고 당일 판매를 하면서 프랜차이즈 빵집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맛을 가진 고퀼리티의 빵을 구워내는 일입니다.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인데, 지쳐 집중 못하면 맛이 오갈 수 있어요. 좁은 공간이지만 다양한 제품을 만들면서도 ‘비번일’에 신경써지 않으니 직원들이 집중이 더 잘 되는 거 같습니다.”

저녁에 천연발효를 위한 1차 반죽이 끝나면 바빴던 하루의 마무리가 된다.
앞으로 20~30년간 베이커리 Choi,Choi 의 지명도 올리기에 노력할 것이며, 자신만의 기술과 노하우로 정면승부하겠다는 최원우 대표. 이전 부전시장에서 채소장사를 했던 시절을 생각하며, 자신감을 전했다.
앞으로 베이커리 Choi,Choi 의 약진을 기대하며, 전국 어디에서나 알 수 있는 브랜드로 발전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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